고등균류 > 민족균학(Ethnomycology)

민족균학(Ethnomycology)이란
민족균(버섯)학은 넓은 뜻에서 민족 생물학의 한 분야이다. 민족 생물학이 각기 다른 민족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그들 고유의 생물의 원리, 이용, 민속, 종교, 문화와의 유기적 관계를 파악하여 민족의 현실에 맞게 개발하여 인류복지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고 정의할 수가 있다. 민족균(버섯)학은 다만 버섯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민족 생물학과 차이가 있다.
민족버섯의 연구는 R.G.Wasson 과 그의 아내 V.Pavlovna(1957)가 저술한 “버섯,러시아 그리고 역사(Mushrooms,Russia and HIstory"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민족에 따라 서로 다른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국인 인 왓슨은 버섯에 대하여 혹시 독버섯이 아닌가하여 무서움과 두려움에 가득 찼지만 러시아계 부인은 오히려 버섯을 채취하여 맛있게 요리를 해먹는 것이었다. 이들은 민족에 따라 각자의 마음에 새겨진 문화유산, 선입견등의 차이로 생기는 것을 민족균(버섯)학이라고 정의 하였다.
우리민족이 버섯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삼국시대인 신라의 성덕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조시대에도 버섯을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였다. 신라시대의 지균이란 땅에서 나는 버섯으로 아마 송이등 이었고 목균이란 나무에서 나는 버섯으로 느타리, 표고가 아니었을가 생각된다.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서 버섯을 먹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버섯에 얽 힌 민속, 음식, 설화등의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외국은 버섯에 얽힌 이야기가 무수히 많은데 일본에는 균신사가 있는데 그 유래는 흉년이 들어서 마을 사람 전체가 굶어 죽게 되었을 사찰의 근처에 때 마침 버섯이 많이 발생하여 버섯을 따다 먹고 살아 남을 수가 있어서 그 고마움으로 균신사를 세우고 매년 제사를 지낸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어느 시골에 다죽어가든 사람이 산에 여러가지 풀뿌리, 곤충등을 삶아 먹고 병이 나았다는 데 그중에는 동충하초가 섞여 있어서 나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버섯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버섯이 일반 민중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에서는 버섯 모양을 흉내낸 여러 가지 상품, 과자, 케익등을 흔히 길거리에서 볼 수가 있는 것은 버섯이 그들 생활에 깊이 파고든 결과이다. 중남미에서는 환각버섯을 의식에 사용한 마야족의 생활의 한단면을 발견할 수 가 있고버섯우표도 마야족의 후손답게 화려한 원색적인 환각 버섯류를 모델로 하고 있다. 마야인들은 비가 오면 버섯이 발생하므로 버섯이 비를 내리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여 비가 안 올때는 밀밭에 버섯돌을 만들어 신이 비를 내리도록 기원한 것은 그들의 농경문화의 특성을 잘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월당 김시습이 송이 버섯의 맛과 향기를 노래한 시가 있는 것을 보면 버섯에 관한 재미있는 설화가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가령 복령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살펴보면, 강원도 어느 산골에 역적으로 몰려 유배 생활하는 노인이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아들이 자기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아들이 이름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게 되자 산신령이 알려준 버섯을 가져다 병을 고쳤다고 한다. 이에 그 버섯을 신이 내려 주신 버섯이라 하여 ‘복령’이라 불렀다는 전설이 있다.

음식에 궁합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는데 버섯과 궁합이 맞는 것은 조개라고 한다.
깊은 산 속의 송이(버섯)가 자기 짝을 찾기 위해서 여기저기 헤매다가 바닷가에 갔는데 마침 조개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자기에게 맞는 배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는 다분히 남녀의 생식기를 빗댄 설화지만 버섯전골을 할 때 다른 해물과 함께 조개가 들어가는 것을 보면 궁합이 좋은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대체 의학적인 면에서도 민족버섯(균)학은 필요하다. 시골에서는 고기 같은 것을 먹고 체했을 때 능이 삶은 국물을 먹이는데 약효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혈제로 쓰이는 찔레버섯, 말불버섯 등은 잘 응용하여 현대 의학과 접목시키면 더 좋은 지혈제가 개발될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버섯에 얽힌 우리 민족의 이용, 설화에 대한 수집과 연구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 민족버섯(균)학은 고유의 민족성, 민속, 문화, 토속적인 면을 연구하여 뿌리를 찾아내는 학문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